탁월한 안목과 엄선된 한국 작가들의 작품으로 까다로운 피렌체 관객의 눈을 사로 잡았던 플랫폼에이의 이지영 대표

탁월한 안목으로 한국의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엄선하여 까다로운 피렌체 시민들에게 ‘낯설지만 익숙한(straniamento)’이라는 전시회를 통해 동시대 미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 시켜준 주인공 플랫폼에이의 이지영 대표를 라문 매거진이 만나보았다.
2017년 3월 말 이맘때쯤, 제15회 피렌체 한국 영화제 개막식과 함께 피렌체 시민들의 시선 끌었던 한국 작가들의 컨템퍼러리 전시회가 있었다.

낯설지만 익숙한’ 이라는 주제로 퍼포먼스, 프로젝션 맵핑, 회화, 사진, 조각, 설치 등 7명의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근사하게 소개하며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플랫폼에이의 이지영 대표는 피렌체 전시를 마친 후에도 쉼 없이 활동 중이다. 현재 그녀는 예술경영지원센터(문화관광 부산하기관) 해외 미술시장 연구원으로 아트 컬렉터들에게 컬렉션 조언과 가이드를 해주는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며 틈틈이 미술사, 현대미술, 미술시장에 대한 책 쓰기와 강의도 하고 있다.

참고로 이탈리아에서는 피렌체 현대 예술관 Le Murate를 ‘레 무라떼’라고 발음하지만, 한국에서는 르 무라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하 르 무라떼로 명칭을 통일하기로 했다.

피렌체의 현대 예술관 르 무라떼에서 2년 전 처음으로 한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하셨는데,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피렌체 시민들에게 도심 속 예술공간으로 사랑받는 르 무라떼의 첫인상과 전시 공간으로서의 매력을 전해주신다면..

엄밀히 말하자면, 르 무라떼에서 한국전시를 기획한 것은 플랫폼 에이가 처음이지만  무라떼에 한국 작가를 처음 소개한 것은 국립현대미술관입니다. 2015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유럽투어 전시의 일환으로 기획된 한국 미디어아트 전시<미래는 지금이다> 므라떼에서 소개된 적이 있죠 무라떼를 처음으로 접했을 상상 이상으로 매력을 느꼈습니다. 피렌체의 오랜 역사와 피렌체의 현대가 공존하는 장소로 외부로부터 단절된 듯하면서도 외부와 적극적인 개방을 시도하는 유기적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내가 기억하는 무라떼는 무심하듯 시크한 듯 따뜻한 공간너무 추상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인가요? (웃음)

솔직히 전시 하기에 쉬운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기획자들이 일반적으로 접하는 화이트 큐브 형태의 전시공간과는 다른 구조의 건축물이라 전시 기획 의도에 맞게 작품을 설치하는데 고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전시에 참여한 한국 작가들의 에너지 넘치는 작품들과 무라떼의 성격이 조화를 이루면서 전시 기간 동안 무라떼는 멋진 아우라를 발산했던 같아요. 지금도 가끔 무라떼 중정에 모여 춤 연습을 하던 댄서들과 전시장에서 흘러나오던 염지혜 작가의 <분홍 돌고래와의 하룻밤> 사운드, 강이연 작가의 <Between> 영상에서 새 나오는 빛이 하나의 영상처럼 떠오르곤 합니다.
전시를 위해 낯선 동시대 미술, 낯선 한국 작가의 전시에 관심을 보여주신 많은 피렌체 관객분, 힘든 조건 속에서 전시를 성공적으로 있도록 도움을 주었던 많은 분에 대한 감사함이 항상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전시회 낯설지만 익숙한’을 통해 피렌체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던 총 7명의 작가분들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2017 피렌체 전시회에 참여했던 작가들은 당시에도 이미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셨던 작가분들이신데요. 피렌체 전시회 이후 미술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왕성한 활동으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계십니다. 파사드 프로젝트의 비주얼 아티스트 한성필 작가는 여전히 전 세계를 돌며 미술관과 기관의 지원을 받아 대형 설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계시고, 배찬효 사진작가는 최근에 인도 사진 비엔날레에 초대도 받으셨고, 현재 영국에서 개인전을 준비 중이시죠. 프로젝션 맵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강이연 작가는 작년에 이탈리아 패션기업 막스마라와 대형 콜라보 전시를 마친 후, 현재 영국 Royal Collage of Art 교수로 임명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의 금민정 작가 역시 영국 개인전 준비와 대학 강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콜라주 사진의 원성원 작가는 작년 폴란드에서 전시를 마친 후 현재 베를린 전시를 준비 중입니다. <분홍돌고래와의 하룻밤> 염지혜 작가는 작년에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에 초대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북극에 다녀오셨죠.  쇳가루 작업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전시회의 오프닝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주셨던 김종구 작가도 크고 작은 전시들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십니다.

– 도시 자체가 예술품인 피렌체의 르네상스 회화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찾는 피렌체는 현대 미술관이나 컨템포러리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아 동시대 미술에 대한 갈증이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피렌체 시민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전시를 준비하면서 우려했던 것은 동시대 미술도, 한국 작가도 낯선 피렌체에 현대 미술 전시가 통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피렌체는 동시대 미술과 어울리는 도시였고, 전시는 생각보다 피렌체의 현지 관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르네상스를 꽃피운 저력이 있는 도시답게 피렌체는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예술 활동을 수용할 있는 문화도시로서의 매력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2017 무라떼에서 전시를 하면서 줄곧 생각했던 것이 피렌체의 역사적 건축물과 영상, 사진, 설치작업이 어울린다는 느낌이었어요. 첨단 미디어가 발달한 나라인 만큼, 한국에는 주목할만한 작업을 하는 영상, 사진, 설치 작가들이 많습니다. 피렌체에서 전시를 다시 하게 된다면 제가 요즘 많은 관심을 지고 생각하는 시대정신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매체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 올해 5월 개막을 앞둔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 작가들의 참여가 눈에 띄는데, 베니스 비엔날레에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베니스 비엔날레 오픈 시기와 제가 한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전시가 겹쳐서 지금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시간적 여유가 되면, 스위스 아트 바젤이 열리는 6월 초에 겸사겸사 아트 바젤과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도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에 한국 출신 여성 작가 3, 이불, 아니카 , 강서경이 초청되었고, 한국관에는 제인 카이젠, 정은영, 남화연이 참여하기 때문에 다른 어느 해보다도 베니스 비엔날레에 많은 관심이 갑니다.

하반기에는 기업과 콜라보로 기획 중인 전시들로 인해 올해도 바쁜 한 해가 될 거라는 이지영 대표의 이탈리아 관객들을 또 한 번 감동하게 해 줄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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